최근 5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사고 비율을 높인 원인이 지목되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사고나 차량고장으로 정차한 상태에서 뒤따르건 차량이 추돌해 발생하는 ‘2차 사고’ 때문이었다. 2차 사고로 인한 치사율은 평균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교통사고보다 7배나 높은 수준으로, 그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2차 사고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유독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2차 사고가 치사율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도로와 고속도로의 눈에 보이는 차이점을 꼽으라면 바로 신호다. 고속도로는 소형차 전용도로 신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에 신호가 없다. 때문에, 규정속도에 맞춰 운전하다가도 1차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들은 1차 사고 이후 2차 사고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대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 뒤따라오던 차량이 직간접적으로 사람을 충격하기 때문에 인명피해 가능성이 더 커진다.
‘2차 사고’는 일반사고에 비해 치사율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5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및 2차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9675건이며, 이 가운데 2차 사고는 총 269건, 162명이 사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위의 결과를 토대로 2차 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차량 사고·고장 발생 시 행동요령을 ‘비상등·트렁크 개방→안전조치→신고’에서 ‘비상등·트렁크 개방→우선대피→신고’로 개선했다. 이에 따라 2차 사고 치사율은 2017년 64.5%에서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하다. 작년 총 50건의 2차 사고 중 28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치사율은 56%에 달했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이 여전히 고속도로에서 비상 상황 발생 시 제대로 된 행동요령을 알지 못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사율이 50%가 넘는다는 이야기는 2명 중 1명은 사망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국회에서는 “고속도로 내 2차 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국도로공사, 경찰청 등 유관기관들이 협조해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사고를 막아주는 기술인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Multi Collision Brake, 이하 MCB)’ 시스템을 적용하는 제조사들이 있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정면 및 측면 등 충돌사고로 인해 차량 에어백이 전개될 경우, 차에 적절한 자동 제동 기능을 작동시켜 2차 사고 등 다중 충돌을 경감시켜주는 안전 기능이다. 기아차 4세대 쏘렌토와 제네시스 G80에 적용된 것을 시작으로,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모두가 위험을 감지하고 피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밤은 더더욱 위험하다. 가능하다면 사고 현장에서 빠져나오거나 차까지 이동이 가능하다면 갓길로 따로 빼는 등 추가 안전조치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