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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스타, 벤츠 E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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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영원한 스타, 벤츠 E350

-빠른 반응·안정적인 고속 주행 인상적

 -다소 높은 가격은 아쉬워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75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 핵심 차종이다. 1946년 출시 이후 세계적으로 1,700만 대 이상 판매돼 벤츠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인기도 상당하다. 특히, 2016년 출시한 10세대 E클래스(W213)는 2019년 국내 수입차 단일 차종 최초 10만대를 돌파했고, 2022년에는 20만대를 넘기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또 6년 연속 수입차 판매대수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은 수입차다. 최근 해외에서 완전변경을 공개했지만 현행 E클래스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기 위해 E350 AMG 라인 4매틱을 시승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단정하다. 날카로운 직선보다는 부드러운 곡선 위주로 디자인했다. 차를 꾸미는 각 요소들도 둥글게 처리해 부드러운 성격을 강조한다. 헤드램프와 그릴, 범퍼, 흡기구 등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가 상당하다. 큼직한 삼각별 로고 안에는 각종 레이더, 라이다 센서를 배치했고 주변을 화려한 무늬로 감쌌다. 보닛 위의 파워돔과 새로운 풀-LED 헤드램프는 역동적인 인상과 함께 기능적으로도 완벽하다.

 

 옆은 긴 차체가 눈에 들어온다. 이와 함께 세단의 형태를 온전히 드러내며 완만한 라인을 그린다. 특히,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루프라인과 C필러의 절묘한 곡선이 만족을 높인다. 상위 트림답게 고성능 타이어와 20인치 AMG 전용 휠, 커다란 브레이크 캘리퍼와 디스크 등을 갖췄다. 또 사이드미러와 윈도우 몰딩 주변을 유광 검정색으로 감싸 역동적인 매력을 키웠다. 

 

 뒤는 앞모습과 사뭇 다르다. 부분변경으로 오면서 가로로 길게 바뀐 테일램프의 영향이 컸다. 듬직해 보이면서도 한 체급 위인 S클래스의 느낌도 난다. 가로로 길게 놓인 크롬 도금과 알맞은 위치에 붙인 레터링도 힘을 더한다. 범퍼는 무난하다. 큰 특징 보다는 단정하게 마무리해 호불호를 최소화했다. 

 

 실내는 익숙하다. 다른 벤츠 라인업과 맥을 같이하며 친숙한 버튼들도 눈에 보인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완만한 곡선을 곳곳에 그려 넣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우아함을 키운다. 가장 최신의 디지털 요소도 더해졌다. 풀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MBUX 인포테인먼트 조합으로 보는 맛을 키운다. 입맛에 맞게 다양한 그래픽 구현이 가능하며 반응도 매우 빠르다. 버메스터 사운드 시스템과 수 십 여가지 조명도 감성 품질을 높이는 절대 포인트다.

 

 스티어링 휠은 AMG 라인답게 역동적이다. 타공을 비롯해 D컷 모양으로 손에 쥐는 맛이 좋다. 각각 두 줄로 짜맞춘 조작 버튼은 물리와 터치가 적절히 섞여있다. 다소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내 차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손에 익으면 무척 편리할 듯하다. 송풍구와 공조장치, 센터터널에 위치한 터치 패드 등은 우드패널과 정교하게 맞물려 고급스러움을 높인다. 이 외에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와 컵홀더, 통푸이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선루프 등 요즘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기본 제공한다.

 

 뒷좌석은 차가 가진 크기에 비해 더 넓은 느낌이다. 두께가 얇은 1열 시트의 역할이 컸다. 이와 함께 안쪽으로 깊게 파 놓아서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하며 뒷좌석을 위한 전용 선루프 덕분에 개방감도 좋다. 다만 가운데 턱이 높고 도어 안쪽 수납 공간이 좁은 건 아쉽다. 편의 품목으로는 열선 및 송풍구, 간단한 공조장치, 팔걸이 겸 컵홀더 등이 있다. 트렁크는 중형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무난한 적재 능력을 갖췄다.

 

 ▲성능

 보닛에는 4기통 2.0ℓ M264 가솔린 엔진을 넣어 최고출력 299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한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전기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가속 시 최고 14마력의 출력과 최대 15.3㎏·m의 토크를 내연기관에 전달한다. 보다 높아진 성능 및 동급 엔진 대비 우수한 연료 효율에 도움을 준다.

 

 변속기는 9G-트로닉 자동이 맞물린다. 단수는 1단부터 9단까지 광범위하게 나눠져 있으며 엔진 속도를 미세하게 줄일 수 있고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한다. 그 결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 5.8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에 이른다.

 

 시동을 걸고 일반적인 주행을 이어나갈 때는 여느 벤츠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갈 뿐이다. 특히 도심 속 신호등은 물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주는 매끄러운 반응이 놀라웠다. 전기 에너지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올리는데 일반 내연기관 차와 확실히 다른 깔끔함이 돋보인다.

 

 AMG를 제외한 E클래스 중 고성능을 지향하는 차답게 가속은 빠르고 경쾌하다. 스로틀을 조금만 열어도 속 시원한 가속감으로 차를 고속 영역에 올려 놓는다. 다만 과정은 무척 섬세하다. 과하거나 자극적인 반응과는 거리가 멀다. 소리 없이 강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인데 E클래스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성격과 닮아있다. 

 

 주행 모드는 스포츠를 넘어 스포츠 플러스까지 마련했다. 사운드가 커지거나 엔진회전수가 널뛰면서 성격을 명확하게 바꾸는 건 아니지만 펀치력이 훌륭해 충분히 재미있게 다룰 수 있다. 벤츠 특유의 매끄러운 파워트레인 반응이 일품이며 상황과 목적에 따라 주행 모드를 바꿔가며 사용하면 큰 만족을 줄 것 같다.

 

 고속 안정성은 기대 이상이다. 바닥에 묵직하게 자세를 낮추고 흔들림을 최소화 한다. 풍절음과 바닥 소음도 거의 들을 수 없어서 벤츠 세단의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안정성이 좋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고 있는 상황도 나타난다. 계기판 속 숫자가 높게 찍혀 있어서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옮기게 된다. 

 

 서스펜션도 좋은 승차감에 큰 역할을 한다. 주행 모드별로 차이를 명확하게 뒀고 각 상황에 맞춰서 명쾌한 감쇠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컴포트에서는 도로 위 굴곡을 모두 흡수하면 안락한 감각을 보여주고 반대로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노면을 세세하게 읽으면서 운전자에게 생생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안전 품목으로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의 상위 버전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기본으로 들어갔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기존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에 포함된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과 더불어 끼어들기 차에 대한 인식률을 개선하고 기존 30초였던 재출발 시간을 최대 60초까지 연장한 액티브 스탑 앤 고 어시스트와 측면 충돌의 위험을 감지해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기능을 추가했다. 

 

 차이는 상당했다.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주행을 이어나갈 때 빛을 발휘했는데 앞에 차가 들어가고 나가는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했다.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가속과 감속으로 이질감을 줄였고 탑승자 모두에게 깊은 믿음을 전달했다. 특히, 운전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의 전체적인 설정을 개인의 기호에 맞게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설정할 수 있어 편리함까지 갖췄다.

 

 ▲총평

 E클래스는 탄탄한 기본기와 믿음직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줄곧 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 그리고 현 세대 E클래스는 무르익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가장 성공한 벤츠의 볼륨 세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차를 접하면서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었고 자부심은 배로 커졌다. 디자인을 비롯해 마감과 품질, 고급스러운 감성이 오감을 사로잡았고 편의 품목과 디지털 기술, 안전 기능은 정교하고 섬세했다. 간판 차종 이름에 걸맞은 우수한 상품성이며 변하지 않은 슈퍼 스타로 건재함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 AMG 라인 4매틱의 가격은 9,4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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